등틔기콩은 어떤 콩일까? 이름에 특징이 담긴 우리 토종콩
지난 글에서는 이름부터 독특한 토종콩인 선비잡이콩을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 토종콩을 계속 찾아보면 선비잡이콩 못지않게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콩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등틔기콩입니다.
'등을 틔었다'는 표현이 들어간 이름 때문에 처음 접하면 어떤 모습을 가진 콩인지 궁금해집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콩과 달리 토종콩에는 이렇게 생김새나 특징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등틔기콩을 통해 토종콩의 이름과 다양성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등틔기콩도 우리 토종콩일까?
등틔기콩은 농촌진흥청이 소개한 토종 곡물 가운데 등장하는 콩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선비잡이콩과 등틔기콩을 비롯해 다양한 이름을 가진 토종 곡물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접하는 콩의 종류가 몇 가지에 불과하다 보니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콩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거 농촌에서는 지역마다 씨앗을 받아 다시 심으며 농사를 이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콩이 지역 곳곳에서 재배될 수 있었습니다.
토종콩 이름이 특별한 이유
오늘날 판매되는 농작물을 보면 정식 품종명이 표시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옛 농촌에서는 씨앗의 특징을 기억하고 서로 구분하기 위한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토종 작물의 이름을 살펴보면 색깔이나 모양, 재배 특징 또는 지역에서 불리던 표현 등이 반영된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등틔기콩이라는 이름도 그 자체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오래된 토종 종자의 이름은 지역에서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름만 보고 정확한 유래를 추측해서는 안 됩니다.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과 전해지는 이야기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콩은 노란색과 검은색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콩은 노란 메주콩이나 검은콩입니다.
하지만 토종콩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씨앗의 크기가 다르기도 하고 껍질 색이나 무늬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토종콩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모든 농가에서 비슷한 품종만 재배한다면 우리가 보유하는 농업 유전자원의 다양성도 좁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자원을 보존하면 미래의 품종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도 넓어집니다.
사라지는 씨앗을 보존하는 방법
예전에는 농부가 직접 씨앗을 남겨 다음 농사를 준비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농업 환경이 변하고 재배하는 품종이 달라지면서 과거 농가에서 이어지던 종자가 더 이상 재배되지 않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농업유전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를 통해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씨앗을 단순히 창고에 넣어두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의 특성을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증식하면서 미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등틔기콩 같은 이름을 오늘날 우리가 다시 접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기록과 보존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토종을 알아가는 방법
토종 식재료를 공부하다 보면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름들이 하나씩 익숙해집니다.
선비잡이콩, 등틔기콩, 오리알태, 수박태….
각각의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얼마나 다양한 콩이 존재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토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맛있거나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서로 다른 씨앗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다양성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작은 콩 한 알이지만 그 안에는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과 지역의 시간이 함께 쌓여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생김새가 궁금해지는 토종콩 '오리알태'를 만나보겠습니다. 오리알태는 어떤 특징 때문에 이런 이름으로 불렸을까요?
